열린사회시민연합 은평시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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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민교육위 '다양성의 힘' 2차 워크숍 후기

열린사회은평시민회 2017. 2. 1. 15:22


마을과 그 안의 사람들의 인권의 안녕을 묻기 위한 질문 하는 대나무 숲 후 진행된

첫 번째 워크숍은  비영리섹터의 실질적 변화를 돕는 공익프로젝트 컨설팅 전문회사인

진저티 프로젝트를 초대해 왜 함께 일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하여

 강의+워크숍 형태로 세 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을활동을 구성하는 각기 다른 세대의 특성을

그들의 역사적 배경과 경험을 통해 이해하며

시대적 흐름을 읽기 위한 마음가짐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1214일 몸에 대한 이해와 활동을 연결 지어 생각하는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강사 문미정님과 함께 함께 일하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듣고 시민교육위원회에서 직접 몸 놀이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1차 워크숍과 마찬가지로 사전에 진행된 질문전시를 보시고

관심을 가지셨거나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분,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자 하신 분들 등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한가득 채워주셨습니다.




시민교육위의 워크숍 주제 '마을활동의 답답함을 넘어서고 싶은 너에게' 에 대해 자기만의 언어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강사 미정 은평시민회 교육위원회



함께 일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참여자들 

은평시민회 교육위원회



강의 막바지 무렵, 건강한 마을살이를 위해 '나를 위한 선언문'을 각자 적는 시간을 가졌다.

은평시민회 교육위원회



(좌)시민교육위원회가 직접 진행한 인형극, 삼각형 몸 놀이

(우)몸놀이 이후 인형극, 삼각형 몸놀이의 관계와 구조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참가자들

은평시민회 교육위원회




아래는 2차 워크숍에 참석하신 한결님이 보내주신 워크숍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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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몇 년 전부터 은평구에서 살고 있는 한결이라고 합니다.

은평에 와서 마을예술창작소에서 수 개월 일하다가 올해는 마을공동체연구협동조합과 함께

 6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네요.

 

저는 2주차에만 참가했습니다. 12월이라서 일정이 너무 많았고 원래 2주차도 참가할 수 없는 일정이었는데

 당일에 일정이 취소되어 운 좋게 마을활동에 답답함을 느끼는다수의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활동가들의 질문들이 벽에 붙어있는 것을 보며 내가 느끼던 것들과 비슷하다.

나만 이상한 사람이 아니구나 라는 약간은 이상한(?!) 위안을 받았습니다.

 

제가 마을활동에 답답함을 느끼는 지점은 사실 어디에 가서 당당하게 말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활동가로 살면 야근을 덜 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약 10년의 직/간접 경험을 통해 활동가는 더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고, 죽어라 일해서 번 돈으로 병원에 쏟아 붓는

저쪽 세상이나 죽어라 일해도 병원에 쏟아 부을 돈이 없는

이쪽 세상 사람들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양할 자식도,

돈도 없는데 죽을 각오로 일할 자신이 나에게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내 정신이 너무 나약한 것은 아닐까 혹은 내가 너무 나이브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활동가들의 지속불가능한 삶은 운동의 지속가능성

역시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염려도 있습니다.

기존에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 모습 역시 위태로워보였습니다.

몸이 스무 개라도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저의 건강염려증 이상의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슈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고 그 논의를 통해서

방법도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대안이 없으면 문제 제기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을 것에 대비하여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것은 저쪽 세상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비슷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노동시간을 줄여서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소수가 과로하는 대신 활동가들을 키워서 그 일을 나누자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도 많고,

사람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그렇게 나이브한 이야기를 하는 것

이라는 반박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할 에너지를 다른 곳에

사용하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눈앞에 마주하고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 장기적으로 사람을 키우는 데에 에너지를

쓸 여력이 없는 구조적인 한계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 아니면 저것의 선택의 문제라면 이것을 선택하자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한 질문은 이것도 저것도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해결할 수 있는 제3의 길은 없는 것일까요.

저는 이제 시작이라는 구호처럼, 지금부터 함께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고민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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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 워크숍에 모두 참여해 주셨던 지유님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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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인권과 관련한 질문을 들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은평시민회에서 무언가 재밌는 걸 하려는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그 질문들을 전시한 사진에, 강좌가 열린다는 소식에 시간이 되면 꼭 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두 번의 워크숍은 기대한 대로 재미있었다.

 

마음열기, 강의, 타임라인 만들기의 세 코너로 구성되었던 첫 번째 워크숍은

각 코너의 시간 배분을 같이 정한 것 부터가 인상적이었다.

진저티프로젝트의 세대차이에 대한 강의도 흥미로웠는데,

나중에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자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

 

자기방어 강의를 듣고 공동체놀이를 했던 두 번째 워크숍은 공동체와 나를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

공동체놀이 후 참가자들과 소감을 말하고 받아쓰며 정리하는 작업을 하면서,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공동체(조직)에 어떤 위기가 왔을 때, 사람이 바뀌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어째서 소용이 없는지,

왜 부메랑처럼 기존으로 되돌아가고 문제가 반복되는 것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조직이 바뀌려면 체제와 사람을 함께 바꿔야 한다.

 체제가 바뀌는 동안은 조직에 혼란이 올 수 밖에 없다.

 그 혼란을 두려워하여 사람을 바꾸거나 변화시키는 것으로 선택하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이 바뀌는 것과 조직이 바뀌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직 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열린 소통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지고 다양해질수록 더더욱 그런 것 같다.


나는 잘 하고 있었나?

잘 모르겠지만, 기운 내야지 싶다. 혼자 말고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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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대해, 마을활동에 대해, 마을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사업이나 활동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편하게 이야기 하는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결의를 하고

나름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 어렵게 시간내어 찾아주신 분들이 실망하시지는 않을까?

몇번씩 진행사항을 확인하고 때로는 걱정했습니다.


와주신분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을활동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시간였으면,

언젠가 품었던 답답함을 그당시와는 다르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2번의 워크숍으로 애초에 모든 바람이 이뤄질 수는 없겠지만

'시작'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한결, 지유님의 후기처럼 지금부터 혼자 말고 같이 기운내서 고민하고 시작해보았으면 합니다.



지금부터

혼자말고, 같이

기운내서

고민하기.



시민교육위가 받은 질문과 워크숍때 작성한 나를 위한 선언문을 포함한

'마을에 던지는 질문집'이 곧 나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도구로 잘 쓰일 수 있기를!



다시 한번 다양성의 힘 2016 워크숍에 참여해 주시고 관심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