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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학교]보는 것과 보이는 것 -비대면 시대의 마음과 사회-

열린사회은평시민회 2020. 10. 29. 12:44

10월 14일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강사님의 강의 내용을 정리해서 평생학습관 블로그에 그 내용을 올렸습니다.

유튜브 다시보기를 할 수 없냐는 문의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질문하는 학교 강사님들과의 사전협약으로 강의 동영상 공개가 어려운 만큼 이 내용이 많은 분들의 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질문하는학교 1강 -

 

보는 것과 보이는 것 - 비대면 시대의 마음과 사회 -

 

일시 : 10.14(수), 19:00~21:00 | 장소: 은평생활문화센터

| 강사 :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 사회자 : 김미윤

 

비대면을 반대면의 시대라고 표현하며 시작하신 김찬호 선생님의 강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을 보듬어주는 강의였습니다.

 

2020년의 마스크 풍경은 그동안 마음을 보여주고 살아왔던 우리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며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이며 우리를 감염 공포에 빠뜨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서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애덤 알터)」을 인용하며 인터넷에 의존해 자란 아이들은 일종의 정서적 약시 증상을 보이기에 현재 코로나19로 온라인 학습을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하게 하였습니다. 집단의 크기가 클수록 뇌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사회관계망 차단으로 인해 인지적 발달이 적어질 수 있다는 말씀은 많은 고민을 낳게 하였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가정과 학교 밖에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과제가 많다고 하셨습니다.

(은평시민회가 할 일이 참 많겠죠?!)

 

고립이 주는 어려움은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사태가 터졌을 때 보이며, 세상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보이지 않는 것을 미리 보고 먼저 대응을 하는 것이 좋은 사회라고 하시는 대목에서는 크게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비대면의 시대, 사회적 거점을 찾아서> 가야 한다

1. 삶의 품격과 존엄이 보장되는 비노동 세계

-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회가 위축되고 많은 사람들이 사회가 없이 살아가고 있기에 사회적 거점을 찾아야 한다.

- 예전에는 노동시장에 자리가 없다 할지라도 인정받을 나름의 사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제 노동시장이 안정적일 수 없기에 우리가 지역에서 개인의 품격과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것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2. 삶의 이야기가 확장되는 안전한 공간

-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고립이 느낌이 분노로 바뀌면 걷잡을 수 없다. 경험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서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크게 하고 다른 눈으로 내 경험을 돌아보게 해야 하고 이것이 이루어지려면 안전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3. ‘실재 감각’(presence)을 나눌 수 있는 관계

- 몸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낀다. 집과 학교를 벗어나 뒹구는 관계와 연결망과 공간이 필요하다.

 

4. 접촉은 줄이되, 만남은 유지하라

-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라. 물리적 거리를 두며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코인빨래방의 메모 나누기 등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감성 나눔도 좋다.

 

‘함께 무엇을 보는 것’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는데요. 공동의 감각적 경험을 누구와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동네를 함께 보고, 관계망을 만들면 건강이 달라진다고 해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안부를 묻되 신상을 캐지 말자는 포인트도 짚어주셨습니다.

 

<화상 네트워크의 미덕>

- 반대면의 실시간,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 가족이 함께 듣는 강의로 학습 공동체의 확장할 수 있다.

- 다양한 독서모임은 공간의 제약에 얽매이지 않은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 저마다의 현장에서 접속하는 것은 거실에서 여행지까지도 가능하다.

- 지친 이들이 서로를 돌보고 응원받는 공동체로 돌봄 노동으로 특히 힘든 분들이 많으니 화상에서 나눌 수 있는 장이 있으면 좋겠다. (ex. 시 읽기 등)

 

이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까?>

- 연결 고리 : 서로의 필요, 함께 하는 재미, 공동의 과제를 찾고,

- 뜻을 함께하는 사람 세 명 모으기부터 : 점 -> 선 -> 면으로 확장하고,

- 느슨한 연대 속에서 새로운 일상을 창조하며 (꼭 친할 필요는 없다. 서로 신뢰하면 된다. 서로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 그들과 새로운 일상을 창조하면 된다)

-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병행) : 함께 성장하는 만남으로 시너지가 날 것이다.

 

마지막은 짧은 시를 읽어주시면서 마무리 하였습니다.

정지의 힘

백무산

 

기차를 세우는 힘, 그 힘으로 기차는 달린다

시간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미래로 간다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 그로 인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안다

무엇이 되지 않을 자유, 그 힘으로 나는 내가 된다

세상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달린다

정지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달리는 이유를 안다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이어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Q1. 비대면이 일상이 된 지금, 사회 운영부터 바뀌어야 한다. 고립된 사람은 계속 고립되고.. 적극적인 시민활동의 관점으로 어떻게 안전하게 서로 연결하고 돌볼까?

A1. 고립이 우울을 증폭시킨다. 내가 더 취약해서 더 돌아보게 되더라. 그런 자신의 상황을 토로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혼자서 끙끙대지 말고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것처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방송에 사연이 나오는 것만으로 자기와 거리두기가 되면서 다른 힘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의 정신질환자들이 만드는 방송을 통해 많은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망해도 괜찮고,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게 좋다. 하지만 소통의 원칙(룰)은 꼭 필요하다. 익명이 안전한 면도 있다. 다양한 고리들을 찾아가면서 성공의 사례가 쌓이면 의외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

 

Q2. 새로운 관계들이 비대면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A2. 낯선 사람 효과라는 게 있다. 느슨한 연대. 사소한걸로 감동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문화평론가 김민섭씨의 여행 에피소드. 전혀 몰랐던 이가 여행 후원을 해준 사례에서 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이런 씨앗이 있다. 우리 스스로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마을의 3가지 구성요소 : 공유 공간, 서로를 알아보는 관계망, 공동의 콘텐츠 (추억, 과제, 일거리, 노동, 교육 등).
이게 결합되면 마을이라고 생각한다.
발견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만드는 것. 마음은 마음을 통해서만 변화시킬 수 있다.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다양한 고리, 그게 모여있는 게 마을이다.

 

 

Q3. 은평시민회가 시도해볼 만한 것들을 제안한다면?

A3. 아이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경기도 여주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징계 대상 아이들에게 징계 대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학교 앞 망해가는 가게를 살려내면 징계를 면해주겠다 제안이었다. 아이들은 학교 앞 떡볶이집을 디자인하며 간판 등을 바꾸며 몸과 시간을 들였고 가게가 살아났다. 동네 문제아에서 컨설턴트가 된거다. 제일 문제아였던 아이는 눈썰미도 좋고 일머리가 있어서 떡볶이집 인수인계 제안까지 받았다.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을 거다.

망하는 가게는 지역의 문제고, 애들도 문제였다. 문제와 문제를 연결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은 거다. 동네의 문제가 아이들에게는 학습의 장. 문제를 다르게 보면 그로 인해 새로운 시야를 열 수 있다.

문제를 문제시해서 문제다(부정적 감정으로 대한다). 문제를 하나의 도전으로 보자.

앞으로의 키워드를 하나 꼽는다면 전환. 지금은 총체적 전환의 시기이다. 전환의 기술, 문명이 어떻게 커브를 잘 트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코로나는 지구촌 문명 전체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전환의 기술이 필요하며, 감정에 휘둘리거나 지나갈 수 있게 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고립된 감정에서) 주의를 돌려야 한다. (주의를 돌리기 위한) 여러 가지 카드가 있어야 한다.

 

도서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파커 J. 파머 저/ 김찬호 역)」

민주주의는 다수결 의회정치가 아니라 존중이 키워드. 비통할 때, 마음이 깨졌을 때 어떻게 세상을 새롭게 만날거냐. 고통을 폭력으로 외화시키는 것에 익숙해졌는데 오히려 서로가 서로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연민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지역에서는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예시를 통해 '아~~ 그런 방법이 있었네'라고 깊게 공감할 수 있는 강의였습니다.

우리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작은 것 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 봅시다.

“테이블에 안경을 올려놓고 함께 5분만 바라보고 생각나는 것 1분씩 얘기해봐도 생각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같이 만나서 5분만 하늘을 바라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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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학교] 보는 것과 보이는 것 -비대면 시대의 마음과 사회-

​-질문하는학교 1강-보는 것과 보이는 것 -비대면 시대의 마음과 사회-일시 : 10.14(수), 19:00~2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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