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촌동에서 20여년간 살면서 골목길을 산책하는 걸 무척 좋아했다.
새로운 골목, 익숙한 골목에서 변화된 것, 그대로인 것들을 발견하고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달라진 것 찾기, 골목과 골목이 연결되는 길찾기를 즐겼다.
생각하고 유추해가면서 즐기는 골목은 환호를 부르게한다.
어느날 마을엔이 들어서는 걸 보게 되었다.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놀이터 근처라 아이들과 다니면서 알게 된 것 같다.
일반적인 까페와 달라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상상속의 한 껏 멋을 낸 까페와는 다른 모습에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사랑방처럼 소박하지만 뭔가 궁금증을 갖게 하였다.
어렸을 때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따스함이 전해지는 공간이었다.
그래서일까?
직장에 다니는 관계로 자주 가 보지는 못했지만,
틈틈히 영화도 보고 주변에 도서관이 부족해 책을 빌리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집처럼 푸짐하게 한 상 차려주는 따끈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날은 더욱 행복했다.
집밥이 그리운 날! 엄마가 차려 주시던 밥을 먹고 싶은 날은 더욱 찾아가 보고 싶을 만큼 자체가 행복이었다.
휴가인 날 점심은 으례 찾아가는 나만의 맛집이었다.
마을엔에서 상미샘과 함께 그림 그리고, 그림에 추억을 담고,
무책에서 책을 읽는 장소로도 큰 몫을 했다.
그러기에 마을엔은 그냥 공간이 아닌
추억을 하나하나 만들어준 소중한 곳이다.
마을엔이 문을 닫고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지만,
상상골목이 많이 변화되었고 상점들도 많이 바뀌어 아쉬운 마음 가득하나 그곳에서의 추억은 그대로 가슴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마을엔이 있었던 곳에는 빵집이 들어섰고, 인테리어를 새로하여 낯설게 느껴졌지만 그 안에서도 변하지 않은 모습을 하나라도 찾아보려고 애쓰는 내가 보였다.
그만큼 그 공간에 나에게 준 따뜻함이 고마워서일꺼다.
골목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그 시절로 데려가 준다.
글쓴이 : 김정애 회원
사진 : 김어지나 회원, 김다현 회원
*은평시민회 회원자치팀 '나은너은'은 올한해 은평구 골목들을 글과 사진으로 담습니다.
5월에는 갈현2동 상상골목의 추억을 돌아보고 변화된 모습을 보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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